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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2세대 쏘나타(Y2)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얼굴에는 지나온 삶이 담긴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성격과 생활, 그리고 경험 등이 생김새에 드러난다는 의미인데, 이는 차도 무관하지 않다. 자동차의 생김새, 즉 디자인엔 당시 시대와 상황, 그리고 그 차의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차 디자인에 얽힌 이야기를 푸는 '디자인&히스토리' 첫 번째 시리즈로 현대 쏘나타를 살펴봤다.


실패한 '각 쏘나타' 1세대 쏘나타(Y1)
왜 '각 쏘나타'라는 말은 없을까. 1세대 그랜저는 '각 그랜저'로 유명한데 말이다. 지금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쏘나타지만, 쏘나타도 시작은 네모반듯한 각진 차였다. 쏘나타가 각진 이유는 간단하다. 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자동차의 '경제성'이 중요해지면서, 생산 효율도 신경써야 헀다. 즉, 쉽게 만들려고 네모나게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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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세대 쏘나타(Y1)


그래도 쏘나타는 (국내에서는) 고급차였다. 그래서 화려한 장식이 많다. 스텔라를 바탕으로 만든 차이기 때문에 차별화를 두려고 더 화려하게 꾸몄다. 요즘 차도 부러워할 만큼 범퍼와 헤드램프, 그릴, 옆 유리창 테두리 등에 온갖 크롬 장식을 두텁게 둘렀다. 게다가 요즈음 쏘나타도 없는 헤드램프 세척기가 달려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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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세대 쏘나타(Y1). 범퍼가 길쭉하게 튀어나왔다.


아는 사람은 알 거다. 이 차가 디자인계의 거장 '조르제토 쥬지아로'의 작품이란걸. 그런데 그의 단아한 다른 작품과 달리 쏘나타는 굉장히 보수적이다. 화려한 장식을 감안하더라도, 유럽 디자인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이게 다 계단처럼 튀어나온 길쭉한 범퍼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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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퍼가 짧은 스텔라. 범퍼가 긴 스텔라나 쏘나타보다 단아하다.


길쭉한 범퍼는 '5마일 범퍼'다. 미국 안전 규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시속 5마일(약 시속 8km)의 속도로 범퍼가 부딛혀도 원 상태로 복귀되어야 한다"는 규정(1972년 시행)에 맞게 제작된 범퍼다. 그래서 쥬지아로의 스타일이 빛났던 초기형 스텔라와 달리 이후 모델들은 모두 범퍼가 길어졌다. 물론 쏘나타도 마찬가지다. 당시 제원상 '큰 차'인 척 하기에도 매우 효율적이어서 유행처럼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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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1세대 쏘나타는 1985년 출시된 후 2년 만인 1987년 단종됐다. 1.8리터 가솔린 엔진과 2.0리터 가솔린 엔진이 들어갔으며, 역대 쏘나타 중 유일하게 뒷바퀴를 굴리는 후륜구동 세단이었다.


우리가 아는 쏘나타의 시작, 2세대 쏘나타(Y2)
2세대 쏘나타는 1세대와 비율부터 다르다. 아니, 이름 빼고 모든 게 다르다. 중형차에 걸맞게 커진 차체, 앞바퀴 굴림으로 바뀐 구동 방식, 유선형 스타일까지 모든 걸 바꿨다. 사실 현대차는 이름도 바꾸고 싶었지만, 미국 딜러들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쏘나타'라는 이름을 쓰게 된 건 유명한 일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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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세대 쏘나타(Y2). 붉은색 공간이 '프레스티지 디스턴스'다


2세대 쏘나타는 앞바퀴 굴림, 즉 전륜구동 세단이다. 이는 겉모습에서도 알 수 있다. 이전 쏘나타는 앞바퀴가 앞유리창과 멀리 떨어져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2세대 쏘나타는 이 거리가 가깝다. 이 공간이 길어야 차가 역동적이라고 해서 '프레스티지 디스턴스'라고 부른다. 전륜구동 차는 이게 구조상 짧을 수밖에 없다.


전륜구동 방식은 쏘나타 인기에 큰 몫을 했다. 뒷바퀴로 구동축이 지나가지 않기 때문에 실내가 후륜구동 차보다 넓고, 무게가 실린 앞바퀴에 동력이 전달되기 때문에 눈, 비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었다. 이는 후륜 세단이었던 대우 로얄 시리즈의 참패 원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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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 성형 기술 발전에 따라 각진 차체를 벗어나 유선형 스타일이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모든 모서리가 둥글게 말렸고, 앞부분이 낮은 '노즈 다운' 스타일이 쓰였다. 또 뒤 쪽 휀더 윗부분을 덮어, 멋도 내고 공기를 보다 부드럽게 흘려보내기도 했다. 덕분에 2세대 쏘나타의 공기 저항 계수는 0.32Cd에 불과했다. 이는 당시엔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다. 참고로 공기저항을 줄이려는 노력은 당시 효율을 높이기 위한 흐름이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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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쏘나타엔 1.8리터, 2.0리터. 2.4리터 가솔린 엔진이 적용됐다. 길이 4,680mm로 이전보다 100mm 이상 커졌다. 특히 2세대 쏘나타는 디자인과 설계 등을 모두 현대차가 주도해, 실질적인 최초의 독자 모델로 평가받는다. 1988년 출시돼 국내 중형차 시장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모았으며, 1993년 단종된다.


유선형 스타일의 완성, 3세대 쏘나타(Y3)
1990년대 초,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우리나라도 점차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처럼. 그래서 자동차도 미래를 입었다. '각진 차'는 '촌스러운 차'로 여겨지고 부드러운 유선형 스타일의 차들이 주류를 이룬다. 쏘나타2의 스타일은 이런 흐름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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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세대 쏘나타(Y3). 쏘나타2로도 불린다.


이전 쏘나타가 유선형 스타일의 시작이었다면, 3세대 쏘나타, 즉 '쏘나타2'는 유선형 스타일을 한층 발전시켰다. 모서리를 둥글린 건 물론, 차체 전체가 둥그렇게 말렸다. 심지어 이전 쏘나타에 그어졌던 '캐릭터라인(차체 옆쪽에 그어진 선)'도 없애고 깔끔한 스타일에 집중했다. 덕분에 당시엔 "잘빠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고로 2세대 쏘나타는 쏘나타 시리즈 중 유일하게 캐릭터라인이 없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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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세대 쏘나타(Y3). 쏘나타2(위))와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3(아래)


부분적인 디테일도 발전한다. 헤드램프 높이를 역대 쏘나타 중 가장 낮은 휀더 높이까지 낮춰 보다 날렵한 분위기를 풍겼고, 그릴이 범퍼로 옮겨지면서 범퍼와 차체의 일체감이 높아졌다. 특히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3는 차체와 범퍼의 굴곡이 연결되는 일체형 스타일을 선보였다. 일체형 범퍼 스타일은 '최초'는 아니었지만, 그릴이 범퍼 끝까지 연장되는 요즘 차 같은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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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쏘나타3


한편, 쏘나타3는 헤드램프 모양이 남성의 음부를 닮았다며,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또 뒤쪽 레터링 쏘나타3(SONATA3) 중 'S'는 서울대를, '3'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300점을 의미한다며, 수험생들이 'S'와 '3'를 떼어가는 해프닝이 벌어져 논란이 됐다. 현대차는 이를 두고 "쏘나타가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고급차로서 이미지를 굳힌 셈"이라며 확대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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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쏘나타3


3세대 쏘나타는 1993년 출시돼, 1998년 단종된다. 1.8리터. 2.0리터 가솔린 엔진이 들어갔으며, 당시 기준 2.0리터 엔진의 최고출력은 146마력에 달했다. 1세대 쏘나타의 성공에 이어 확실하게 국내 중형차 시장의 1위 자리를 다진 차로 평가받는다.


여기까지 쏘나타 1세대부터 3세대까지 디자인 특징들을 알아봤다. 다음 편에선 4세대(EF)부터 최신 쏘나타의 디자인 특징을 다룰 계획이다.



yjs@ca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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