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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레이싱 팀 이재우 감독 겸 선수(왼쪽), 안재모 선수(오른쪽)


【용인=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2017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가 개막한 16일 쉐보레 레이싱 팀 이재우 감독 겸 선수와 안재모 선수를 만났다. 올해 신형 크루즈로 처녀 출전하는 듀오의 각오를 물었더니 경주차 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형 크루즈 차체가 “드릴로는 잘 뚫리지도 않았고 용접마저 어려웠다”는 것이다. 대체 무슨 얘기일까? 아래 인터뷰 전문을 싣는다.


새로운 크루즈 경주차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안재모 선수, 이하 안) 밸런스부터 많이 다르다. 미세한 조절에도 변화가 크다. 지금까지 FF(앞 엔진 앞바퀴 굴림)같은 경우 캠버각(앞에서 봤을 때 바퀴가 기울어진 각도)을 0.5도씩 조절했는데 새로운 크루즈는 0.2도씩 조절하고 있다. 그 정도로 차의 움직임이 섬세해졌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난감하다. 시간은 없고.


기존 크루즈 경주차와 비교한다면?
(안)
작년에 비해 넓은 타이어를 쓰니까 운전대로 전달되는 반응이 다르다. 코너에 진입할 때와 탈출할 때, 제동할 때의 느낌이 모두 다르다. 작년과 타이어 너비가 같았다면 확실한 비교가 될 텐데 다르니 예민하게 비교하긴 좀 어렵다.
(이재우 감독 겸 선수, 이하 이) 규정이 바뀌면서 출력이 조금 올라갔다. 가속도 확실히 빠르긴 빨라졌다. 하지만 시속 1~2km 차이를 드라이버가 체감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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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레이싱 팀 두 선수의 헬멧과 안전장비


선수로써 경주차를 개발하는 건 처음 봤을 것 같다. 어땠나?
(안)
제네시스 쿠페는 무게를 줄이는 작업이 굉장히 오래 걸렸는데 크루즈는 오히려 무게를 늘리는 작업을 했다. 무게 자체가 워낙 가볍다. 출전할 수 있는 상태를 갖췄음에도 규정상 최소 무게보다 80kg이 가볍다. 그래서 곳곳에 납을 실어 무게를 늘린 상태다. 그래서 밸런스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올해 각오는?
(이)
지금까지 많은 경험이 쌓였지만 신형 크루즈의 경우 아직 레이스 이력이 없는 차다. 좋은 경기를 치르려면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없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쉐보레팀이 쌓아왔던 성적이 워낙 우수하다 보니 오히려 “초반에 약한 모습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물론 선수로써는 아쉬운 면도 있다. 하지만 전체를 총괄하는 감독으로서는 갓 데뷔한 차임에도 선두와 견줄 수 있을만한 선에 올라왔단 걸 높이 평가하고 싶다.


쉐보레 팀을 이끈지도 10주년이 됐다. 소감은 어떤가?
(이)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모터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는 게 쉐보레다. 대기업이 10년이나 모터스포츠 팀을 유지하는 것도 처음이다. 쉐보레에 감사한다. 개인적으로는 팀에 별다른 변동 없이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이끌어 왔다는 데 자부심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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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레이싱 팀 안재모 선수


워크스 팀(제조사 직속 팀)으로서 장점은 뭔가?
(이)
솔직히 초반엔 장점이 없었다. 밖에선 회사에서 많은 지원을 받고 특별한 부품을 쓴다는 의심도 받았다. 그런데 실상은 팀 내에서 제작하고 외부에서 사다 썼다. 다른 팀과 다르지 않았다. 레이싱은 특성상 일사분란하게 일이 처리돼야 하는데 회사는 업무 절차라는 게 있어 빠르게 응대해줄 수 없다. 그래서 팀 스스로 해결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새 경주차를 만들면서는 각각 파트에 있는 직원들이 너무 친절하고 빠르게 대응해줘 편했다. 이제 모터스포츠의 특성을 이해하고 도와주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작년에는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쉐보레 팀의 성적도 그리 좋지 않았다. 올해는 어떻게 준비했나?
(이)
그동안 레이스를 하며 쌓아온 기술력을 모두 발휘해 차에 적용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쉐보레를 제외하면 대부분 제네시스 쿠페만 사용했다. 그럼에도 쉐보레는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규정은 어느 한 팀이 계속해서 우승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실력의 균형을 맞춰 재밌는 경기를 유도하는 쪽으로 바뀐다. 그런데 작년에는 국내 최고의 팀이 두 팀이나 출전하면서 균형이 무너졌다. 이제 다시 정상화 시키고 있다. 제네시스 쿠페가 이미 단종된 모델이기 때문에 내년쯤에는 새로운 전륜구동 모델이 도입돼 좀 더 치열한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성적 차이가 차종의 문제라고 보나?
(이)
차종이 아니라 구동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일단 태생부터도 다르다. 크루즈는 세단이지만 제네시스 쿠페는 스포츠쿠페다. 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쉐보레는 늘 잘 해왔다. 올해 역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안) 후륜구동차에 유리한 트랙이 있다. 인제스피디움이 그렇다. 고저차가 심하다. 그런데 전륜구동차의 경우 오르막에서 가속하면 헛바퀴만 돌고 속도가 붙질 않는다. 그런데 작년 인제에서 세 경기가 치러졌다. 손도 쓰지 못했고 대응할 수도 없었다. 작년에 이재우 감독이 서한 퍼플 팀과 쏠라이트 인디고 팀에 같은 전륜구동차로 시합을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많이 했다. 그런데 시간과 내부적인 문제로 뜻을 같이하지 못했다. 그런데 내년에 전륜구동방식 차들과 시합하면 초박빙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쌓은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유리할 걸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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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트(Pit)에 대기 중인 쉐보레 레이싱 팀의 신형 크루즈 경주차


관중이 상당히 많다. 경기할 때 기분이 어떤가
(이)
항상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관중이 많다 보니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 많이 노력한다. 아무래도 흥분된 상태에서 레이스를 하게 된다.


신형 크루즈로는 전 세계에서 처음 만든 경주차다. 애로사항은 없었나?
(이)
데이터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다른 차량은 애프터 마켓에 부품이 많고 필요하면 사다 쓰면 되는 입장이었는데 우리는 그런 게 아니다 보니 사소한 것도 팀 내에서 개발해야 했다. 모든 걸 알아서 해결해야 했다. 제작하는 데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 차체가 너무 강해서 피곤했다. 드릴로 구멍을 뚫는 작업이 원래 순식간에 끝나는 건데 이건 뚫리질 않았다. 그러다 보니 드릴 날을 쌓아놓고 써야했을 지경이었다. 당연히 진행도 더뎠다. 너무 어려웠다. 용접도 잘 안 됐다. 아연 도금 비중이 바뀐 것 같다.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작업해본 바 더 두껍게 들어간 것 같다. 용접기를 들이내면 그냥 불꽃놀이 하듯이 터져버린다. 용접이 너무 어려웠다. 차체 제작에 고생을 많이 했다. 반면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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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신형 크루즈 경주차의 보닛 속


가벼울수록 유리하다고 했다. 이번엔 어떤가?
(이)
각 레이스별 최소 무게가 있다. 보통은 최대한 노력해서 만들 경우 10~20kg 정도 미달된다. 그런데 신형 크루즈는 문짝도 순정이고 유리도 다 순정이다. 다른 차들은 가벼운 강화 플라스틱인 FRP를 사용하는데 우리는 다 순정을 사용하고도 80kg이 미달됐다. 남은 80kg은 밸런스를 고려해 필요한 곳에 납을 실어 무게를 맞췄다.


순정 유리가 경기에는 위험하지 않나?
(이)
일반적으로 유리 대신 FRP(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를 사용하는 데 이건 깨지질 않는다. 사고로 드라이버가 실신한 상태라면 FRP를 깰 수 없어 구조에 애를 먹는다. 그래서 해외 레이스는 순정유리를 사용하도록 하는 곳이 많다. 산산이 깨진다고 해도 드라이버는 헬멧 등 안전장비를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다칠 위험은 거의 없다. 드라이버를 위해서는 오히려 유리가 낫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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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레이싱 팀 이재우 감독 겸 선수(왼쪽), 안재모 선수(오른쪽)


이재우 감독은 수많은 통산 기록을 갖고 있다. 가장 욕심나는 것은?
(이)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운 좋게도 좋은 후원사를 만나 경기에 계속해서 참여할 수 있었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개인적인 프로필이라기보다 쉐보레의 프로필로 볼 수 있다.


레이서들은 평소에 어떻게 운전하나?
(이)
평소에는 흐름에 맞춰 달린다. 물론 앞에서 갑자기 끼어들면 기분이 나쁠 때도 있다. 그런데 저들의 운전 실력이 나보다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모든 레이서들의 생각이 비슷할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배려를 하게 된다.
(안) 사실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레이서들에 대한 인식이나 명예가 좀 낮다. 그런 상황에 레이서라고 운전을 과격하게 하면 레이서들 욕 먹이는 일이 된다. 그래서 평소에는 누구보다도 양보를 많이 하고 질서를 지킨다. 최대한 안전하게 달린다. 드라이버의 이미지를 내가 지킨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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